또 잠이 안 오는 밤이 아니라 오후네요. 창밖에 빗소리가 자꾸 자꾸 들려서요. 이런 날씨면 왜 자꾸 옛날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어요.
빗소리를 들으면 세상이 잠깐 멈춘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남편이 출근했고 집이 조용하고. 커피를 데우다 말고 창문을 열어봤는데 빗내음이 들어왔어요. ☕ 그럼 그냥 앉아서 듣게 되는 거 있잖아요. 특별히 뭘 하는 건 아닌데 시간이 자꾸 흐르더라고요.
요즘 아침마다 일어나기가 힘들었던 것 같은데, 이런 빗소리 나는 오후엔 마음이 좀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요. 영양제도 챙겨 먹고 있지만 이 나이쯤 되면 그런 것만으로도 부족한 게 있는 거 같아요. 몸의 피로도 있지만 뭔가 마음이 자꾸 무거워지는 시간들이 있어요.
하지만 이런 오후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봐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빗소리만 들어도 되는 날이 있다는 게 감사한 거 아닐까. 아이들도 다 자라고 가족도 있고. 남편도 있고. 이 정도도 충분한 게 아닐까 싶으면서도 계속 뭔가 더 필요한 건 아닌지 자꾸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빗이 자꾸 오다 말다를 반복해요. 이 밤이 지나면 또 다른 날이 올 텐데. 그냥 그렇게 사는 것도 괜찮겠다는 마음으로 빗소리를 들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