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미술관 전시를 봤어요. 추상화 전시였는데, 처음엔 별 기대 안 했거든요. 그런데 한 작품 앞에서 한참을 섰어요. 색깔들이 겹겹이 쌓여있는데,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자꾸만 눈이 머물렀어요. 📚

요즘 같은 나이 되니 전시를 보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아요. 젊을 땐 빨리빨리 돌아다니면서 봤는데, 이제는 한 작품에 오래 머물 수 있게 됐어요. 그게 오히려 더 편하더라고요. 남편은 빨리 나가자고 했지만 난 계속 섰어요.

전시장 책자에 작가의 말을 읽었는데, "매일 같은 하루가 반복되는 것 같지만 사실 매일은 다르다"고 했어요. 와닿았어요. 나도 일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매번 다른 날들인 거구나. 그런 생각을 하니 전시가 다르게 보였어요.

미술관에서 나오면서 생각했어요. 굳이 무언가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그냥 앞에서 서서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거요. 요즘 내가 배우는 게 바로 그런 거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