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녁때 편의점 가는 게 그냥 루틴이 되어버렸어요. 혼자 밥을 차려먹기가 너무 귀찮을 때, 아무 생각도 안 날 때, 그럴 땐 편의점이 제 역할을 제대로 해요.
처음엔 그냥 도시락 사가지고 집에서 먹었는데 요즘은 달라요. 편의점을 돌아다니면서 뭘 먹을지 고민하는 그 시간 자체가 나를 위한 시간이 되었어요. 핫바도 둘러보고, 삼각김밥도 들었다 놨다 하고, 때론 제철 과자를 집어 들었다가 그냥 놔두고... 이 정도면 쇼핑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혼자라 좀 심심한 저녁도 이렇게 버티고 있어요.
남편은 말이에요, 집에서 밥을 해 먹지 왜 편의점에 자꾸 간다고 했어요. 근데 50대가 되니까 그런 말들이 좀 피곤해진 거 있죠. 나를 위한 한 끼는 어떤 형태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편의점 라면이든, 도시락이든, 때론 삶은 계란만으로도 충분해요.
가성비도 나쁘지 않아요. 요즘 편의점 세일하는 거 많으니까 잘 사면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싼 날도 있고요. 저녁 불을 때지 않아도 되니까 마음도 한결 편하고.
혼자 먹는 밥도 괜찮아요, 편의점이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