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하순이 되니 저녁 하늘이 참 길어졌어요. 남편이 퇴근하고 밥을 먹고 나면, 그 다음부터가 제 시간이 되더라고요. ☕

누군가와 말을 맞춰야 하는 시간이 끝나면 몸도 한결 가벼워져요. 거실 불을 끄고 작은 스탠드만 켜놓고 앉아 있으면, 50대가 되어서야 이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함께 산다는 게 얼마나 많은 것들을 양보하는 일인지.

남편을 탓하는 건 아니에요. 그저 혼자가 아닌 시간이 길수록, 혼자만의 시간이 더 고맙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별 것 아닌 일상 속에서도 그런 보람 같은 게 있다는 걸 이제 깨달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