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쯤 되면 세상이 조용해져요. 남편이 곤히 자고 있고 아이들도 다 자리에 누워있는데, 나만 깨어있는 이 시간이 점점 소중해지는 거 같아요. 혼자라는 게 외로움만은 아니었구나 싶은 밤들이에요.
살면서 줄곧 누군가 옆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남편 있고, 아이들 있고, 그들과 함께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만 알았는데, 이제 와보니 혼자만의 시간이 없으면 정말 힘들더라고요. 밤새 누군가의 기대를 채우고, 누군가를 챙기다 보면 언제는 내가 누구였는지 까먹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이 시간이 필요한 거 같아요.
혼자라고 해서 외로운 건 아니에요. 오히려 이 조용함 속에서 내 마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어요. 할 말들을 다 못 했던 날들, 누군가를 위해 내려놨던 것들, 그런 것들이 새벽이 되면 떠올라요. 그리고 차분히 그것들과 마주할 수 있게 되는 거죠.
혼자라는 게 버려진 거 아니라, 온전히 나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라고 요즘은 생각해요. 이 밤의 고요함이 내게 줄 수 있는 선물처럼요.